"비트코인이 '황금'이라면 라이트코인은 '은(silver)'을 표방하겠다"

라이트코인(Litecoin)의 개발자, 찰리 리(Charlie Lee) (사진 출처: 페이스북)

[뉴스메카 김지우 기자] 라이트코인(Litecoin)은 비트코인과 유사하게 채굴과 구매를 통해 획득할 수 있는 암호화폐이다. 이는 P2P 암호화폐의 일종으로서 MIT/X11 라이선스로 배포된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최대 채굴량은 8400만개로, 비트코인의 최대 채굴량인 2100만개보다 4배나 많다. 거래 속도도 평균적으로 라이트코인이 2분 30초로, 10분 정도 걸리는 비트코인보다 4배가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라이트코인은 지난 2011년 10월 구굴 출신의 중국계 미국인 '찰리 리(Charlie Lee)'가 개발했다.

그의 형은 중국 최초의 암호화폐 거래소인 'BTCC'를 설립한 바비 리(Bobby Lee)이다. 찰리 리의 아버지는 중국 상하이 출신의 인물로, 미국을 거쳐 서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로 이주했다. 찰리 리는 코트디부아르에서 태어나 13세에 미국으로 이민을 오게 된다.

찰리 리는 MIT에서 컴퓨터과학과 전기공학을 전공하며 석사 과정을 수료한 뒤, 2007년에 미국의 다국적 IT 기업 '구글'에 입사한다. 그는 구글에서 6년간 엔지니어로 활동하면서 구글 크롬 OS, 구글플레이 게임 플랫폼, 유튜브 모바일 등의 개발 업무를 담당했다.

그러다가 지난 2011년, 그는 온라인 마약거래 사이트인 '실크로드'에 방문하면서 비트코인의 존재에 대해 깨닫게 된다. 실크로드 사이트에서는 마약 구매자들의 신원 보호를 위해 비트코인으로 거래를 일삼았고, 그는 비트코인이 모토로 내건 '익명성'이라는 개념과 오픈 소스 기반의 암호화 기술에 큰 흥미를 느끼게 된다. 그의 눈에 비친 비트코인은 그야말로 '인터넷의 황금'이었던 것이다.

그는 비트코인 개발자인 마이크 헌에게 연락해 비트코인을 개당 약 30만원에 구매했으며, 채굴장비까지 사들여 본격적인 채굴에 나선다. 찰리 리는 이 시절에 대해 "비트코인과 사랑에 빠졌고, 금보다 더 좋은 돈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을 접한지 얼마되지 않아 자신이 이런 암호화폐를 만들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구글에 계속 재직하면서, 해당 프로젝트를 고안했고 마침내 2011년 10월 기존의 비트코인을 개량시킨 '라이트코인'의 발행을 시작했다.

찰리 리는 "비트코인이 '황금'이라면 라이트코인은 '은(silver)'을 표방하겠다"고 발언했다. 그의 말에 따라 라이트코인은 채굴이 비교적 쉽고, 거래 속도가 빨라 일상생활에서 가볍게 쓸 수 있게 설계됐다. 그는 사토시 나카모토의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발언해왔으며, 실제로 사토시 나카모토가 만든 비트코인의 오픈소스를 참조해 일부 기능을 수정하여 라이트코인을 창시했다.

2013년에 그는 구글 엔지니어를 그만두고 미국의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의 이사로 재직하게 된다. 4년 간 코인베이스의 이사로 있으면서 라이트코인의 시가를 75배 상승시킨 무려 330.14달러 선까지 만들었다.

그 뒤 2017년 12월에 자신이 보유한 라이트코인을 전량 매도해 암호화폐 시장을 발칵 뒤집어 놓기도 하였다. 그는 "팔고 도망가는 것이 아닌가"라는 투자자들의 우려에 "이해관계 상충을 위해 매도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매도로 얻은 수백만 달러의 이익은 라이트코인 재단에 기부해 자신의 선한 의도를 '증명'해보이려고 했다.

그가 현재 SNS에 남기는 메시지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8일 라이트코인의 반감기가 도래하면서, 그의 행보에 더욱 더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암호화폐 투자자라면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정말 중요한 인물이다.

저작권자 © 뉴스메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